서론
가와사키병은 산업화된 국가에서 소아청소년기의 가장 흔한 후천성 심장 질환으로, 한국에서의 발병률은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1]. 현재 한국에서는 독자적인 진료 지침이 없으며, 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 혹은 JCS (Japanese Circulation Society)에서 발표한 진료 지침들을[2,3] 참고하여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에 독자적인 진료 지침이 필요한가에 대한 논의는 지난 수년간 지속되어 왔다. 그 필요의 근거는 첫째로, AHA 지침과 JCS 지침이 혼용되면서 임상 진료에서의 혼란이 있어 왔으며 이의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는 점이다. 둘째로, 국내의 임상 진료는 미국이나 일본에서와 다른 특이성들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신생아 연령에 BCG (Bacille Calmette-Guérin) 접종이 질병관리청의 권유에 따라, 거의 예외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4]. 또한, 한국에서의 가와사키병의 진단은 높은 수준의 경각심 하에 비교적 빨리 이루어지고 있다. 역학조사를 포함한 발표들을 보면, 북미 지역에 비해 최소 하루 정도는 빨리 1차 치료가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5,6]. 그리고, 국내의 진료는 특히 치료 약제 선택의 면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Health Insurance Review and Assessment Service, HIRA)의 제약을 상당 부분 받고 있는 특성이 있다. 셋째로 인종적 차이이다. 가와사키병은 복합적인 비멘델형 유전적 발병 소인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배경 유전적 소인은 연구 대상 집단들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7]. 이러한 다양성은 발병에 있어서 인종적 유전 배경의 차이 가능성을 시사한다. 1차 면역 글로불린 치료에 대한 저항성의 예측에서 일본에서 발표된 예측 모델들이[8–10] 타 지역에서 유용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11]에 대하여, 인종적 차이의 가능성이 제기되어 오기도 하였다[2].
본 논문은 한국에 독자적인 가와사키병에 대한 진료 지침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진단과 치료 측면의 임상에서의 새로운 지침으로 제시되어야 할 논점들을 정리하고자 작성되었다.
본론
가와사키병의 양대 진료 지침에 따른 진단기준은 Table 1에 제시되어 있다[2,3]. JCS 기준의 경우, BCG 접종 부위의 발적이 발진 기준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포함되어 있다. BCG 접종 부위 발적은 대규모 역학조사에서 전체 환자의 40.8%–49.9% 정도로 보고되었다[1,12]. 그리고, 18–20개월 미만의 영아 포함한 어린 연령대에서는 70% 이상의 경우 관찰되었다[12,13]. 한편 주요 진단 기준의 하나인 경부 림프절 비대의 경우 동일 연령대에서 60% 미만에서만 관찰되므로 BCG 접종 부위 발적에 비해 빈도가 낮다[12,13]. BCG 접종 부위 발적의 진단적 가치는 과거로부터 평가되어 왔던 증후로, 20개월 미만 환자의 경우 진단 기준의 하나로 고려될 수도 있다는 제안이 있어 왔다[12]. 2020년 JCS 진료 지침에 BCG 접종 부위 발적이 진단 기준에 포함된 것은 이러한 논의의 결과로 보여진다. 그러나 발진의 하나의 일환으로 한정된 것은, 그 진단적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국내의 연구 결과 BCG 접종 부위 발적은, 발진 여부 포함하여 여타 다른 진단 항목들에 독립적이었다[13]. 또한 병리적으로 피부 발진과 진피 부종, 혈관 확장, 및 단핵구 침윤이라는 공통 소견도 있으나, BCG 접종 부위 조직에는 cytokine 활성이 더 높고 육아종성 변화를 보이는 차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4]. 본 저자는 BCG 접종 부위 발적이 발진 양성으로 한정되는 것 이상의 진단적 가치를 갖도록 하는 것도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가와사키병의 진단 기준을 일부만 충족하나 타 발열 질환의 증거도 없으며 발열이 지속되는 경우, 불완전형 가와사키병의 진단을 고려하게 된다. AHA와 JCS의 불완전형 발병에 대한 진단 혹은 정의에 대해 Table 2에 제시되어 있다[3,15]. AHA의 지침에 포함된 임상검사 기준들 6가지는 2004년 AHA 진료지침의 것이 계승된 것이다[16]. 그러나 이 임상검사 기준들은 진단에 있어서 낮은 민감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17]. 완전형으로 발현한 355명의 환자들에서 임상검사 기준들이 만족된 경우는 25.4% 정도였다. 대신, 이들에서의 1차 치료 저항성(odds ratio 2.388)과 관상동맥 병변의 발생(odds ratio 2.776)은 의미 있게 높았다[17]. 치료에 저항을 보이는 결과에 대한 높은 특이성 측면에서 임상검사 기준의 유용성이 밝혀진 발표도 있었다[18]. 그러나 이 임상검사 기준들을 1차 치료 저항성의 예측이나 관상동맥 병변의 예측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별도의 시도 또한 근거가 희박하다. AHA 진료 지침의 불완전형 발병에 대한 심장 초음파적 진단 근거들도 역시 특이도에 비해 민감도가 낮은 소견들의 집합으로 보여진다. 반면에 JCS의 불완전형 발병에 대한 정의는 주요 진단 소견 한두 개만 갖고 있는 환자에서도 타 질환의 증거가 없으면 진단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가와사키병에 대한 높은 주의 수준의 진단적 고려가 일반화되어 있는, 국내와 유사한 진료 환경적 특성이 반영된 것 아닐까 추측된다.
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 CRP: C-reactive protein; ESR: 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ALT: Alanine Aminotransferase; WBC: white blood cell; hpf: high power field; LAD: left anterior descending coronary artery; RCA: right coronary artery; JCS: Japanese Circulation Society; KD: Kawasaki disease.
불완전형 발병의 비율은 전체 환자의 20%–25% 정도로 알려져 있다[16]. 근래에 발표된 대규모 역학 조사가 이루어진 자료들을 살펴보면, 2009–2017년 기간 남아메리카의 경우 25%[19], 및 2015–2016년 기간 일본에서 20.6%인 것으로 발표되었다[20]. 반면 2015–2017년 국내에서 시행된 전국 조사에서의 불완전형 발병률이 44.9%로서 상대적으로 높아 보인다[1]. 가와사키병에 대한 최종 확정적인 진단 방법이 아직도 부재한 상황으로, 국내의 높은 불완전형 발병률에 대하여 높은 진단 면의 경각심이 있는 진료 환경이 반영된 결과의 가능성 이외 더 이상의 해석은 불가능하겠으나, 국내 진료 지침 확립을 통한 좀 더 통일된 불완전형 진단 기준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가와사키병의 중요 합병증은 잘 알려진 것처럼 관상동맥류의 발생이다. 면역 글로불린 치료가 도입되고 관상동맥류의 발생은 25% 정도에서 4%로 감소하였다[2]. 그러나 좀 더 향상된 치료 효과를 위해, 치료 전 위험 요인을 갖는 것으로 예측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1차 치료 강화를 하기 위한 모색은 지속되고 있다. 2024년 보완된 AHA 진료 지침에서는 관상동맥류를 예측하는 방법[15], JCS 진료 지침에서는 1차 면역 글로불린 치료에 대한 저항성을 예측하는 방법이 권해지고 있다[3]. 앞서 언급하였듯이 1차 면역 글로불린 치료에 대한 저항성의 예측 모델은 일본에서 발표된 세 가지 모델들[8–10]이 유력하게 거론되어 왔다. 그러나 이 모델들의 일본 이외 지역에서 낮은 민감도를 보이는 것에 대하여 인종적 차이가 지목되기도 하였으나[11], 애초에 임상 자료들로만 예측 모델을 구성하는 것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또한 유력하다[21]. AHA에서 권고한 관상동맥류 예측 모델은 Son et al.에 의하여 발표된 것이다[22]. Son et al.의 모델에는 인종적 변수가 포함되어 동아시아인의 경우 위험도 점수를 얻는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 국내에 적용하려면 보정이 필요해 보인다. Son et al.의 모델에서 가장 유력한 예측 인자로 급성기에 시행된 심장초음파 결과 관상동맥 직경의 z score ≥ 2.0이 포함되어 있다[22]. 이 소견은 이미 관상동맥류 병변이 확인된 결과로 간주되어, 이전의 예측 모델 개발에서는 후보 변수로 채택되지 못하였던 것이다. 국내에서 최근에 17,189명의 임상 자료(급성기 관상동맥 직경 z score는 역시 포함되어 있지 않다)를 이용해 발표된 관상동맥류 예측 모델이 기계학습 방법까지 동원했음에도 민감도 0.615, 특이도 0.647 정도로서 만족스럽지 않았다[23]. 향후 국내에서 위험 환자 예측 모델을 개발할 때는, 대규모의 전국적인 대상자 구성 이외에 추가적인 자료로서 급성기 관상동맥 직경 z score가 포함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2024년 보완된 AHA 진료 지침상 1차 면역 글로불린 투여에 저항성을 보이는 경우, 면역글로불린의 반복 투여 이외, 대체적으로 고려될 수 있는 약제들은 corticosteroids, infliximab/etanercept, anakinra, cyclosporine 등이다[15]. 현재 HIRA에 의한 통제로 anakinra는 사용하기 어려우며, infliximab은 2차 치료부터 투여 가능하며, cyclosporine은 3차 치료부터 가능한 실정이다. 이러한 제한사항은 앞서 언급한 1차 강화 치료의 방법을 고려할 때도 여전히 유효하다.
1차 면역 글로불린 투여 이후의 최선의 치료 방법에 대하여서는 현재 불확실하므로, 차후 국내의 대규모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불가피하다. 가장 흔히 투여되는 것으로 보이는 corticosteroids에 대해서는 약제 종류와 용량, 및 투여 방법에 대한 세부적 비교가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급성기에 아스피린을 중등도(30–50 mg/kg/day) 혹은 고용량(80–100 mg/kg/day) 투여하는 것은 전통적인 치료 방법이다. 2020 JCS 진료 지침에서는 여전히 표준적 치료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다[3]. 그러나 국내 발표 포함하여 근래의 대규모 대상자 조사에서 중등도/고용량 아스피린 투여가 관상동맥류 발생 억제에 유효하지 않다는 결과들이 발표된 바 있다[24–26]. 2024년 AHA 보완 진료 지침에서는 이러한 전통적 아스피린 투여 방법이 관상동맥류 경감에 효과 없었던 조사 결과들이, 이 치료법에 대하여 회의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AHA 및 JCS 진료 지침 모두 관상동맥류의 심각도 분류에서 직경 측정치의 z score 결과 값을 활용하고 있다[2,3]. ≥ 8 mm 이상 시 거대 관상동맥류로 분류하는 절댓값 기준의 일부가 여전히 남아 있긴 하지만, z score ≥ 2.5 < 5.0의 경우 작은 관상동맥류, z score ≥ 5.0, < 10.0의 경우 중간 크기 및 z score ≥ 10.0의 경우 거대 관상동맥류로 분류된다[2,3]. 이 분류 방법은 Manlhiot et al.이 2010년 발표한 연구에 기반한다[27]. Z score cutoff 값 2.5는 통계학적 측면의 정의였고, cutoff 값 5.0은 중간 크기 관상동맥류를 정의하기 위한 2004년 AHA 진료 지침[16]의 권고 결과와 z score 기반 분류의 결과를 일치시키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거대 관상동맥류를 구분하기 위한 z score cutoff 10.0은 심각한 심혈관계 후유증들(관상동맥 협착, 혈전증, 심근 경색, stent/CABG 치료의 필요성, 및 사망 등)을 예측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연구에서 활용된 z score 계산 공식은 McCrindle et al.에 의해 발표된 것이 사용되었다[28]. Z score cutoff 값 2.5, 5.0, 10.0은 숫자 값들이 배수 관계에 있어 기억하기 편한 추가적 장점도 있다. 그러나 McCrindle et al.에 의한 계산 공식 이외 다른 계산 공식을 사용할 때도 동일한 cutoff 값들이 적절할 것 같지는 않다. Kim et al.에 의해 국내 자료로 조사된 연구에 따르면 기존에 발표된 여러 z score 계산 공식의 적용 결과들이 다르며, 관상동맥 합병증이 심각할수록 결과 z score 값들의 차이가 더 커지는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29]. 결국, 앞서 z score cutoff 값들 2.5, 5.0, 10.0을 적용하려면, z score 계산에서 McCrindle 공식이 사용되어야 하겠다. 그러나 관상동맥 직경의 인종적 차이 가능성 감안하여 국내에서 개발된 계산 공식[30]을 활용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적합한 cutoff 값을 찾기 위한 관상동맥류의 장기 합병증 여부를 포함하는 추가적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장기 관찰 시 심각한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의 위험도를 분류하는 것은, 예후 상담 및 투약 치료, 검사 종류/간격, 운동 수준 권고 등의 진료 세부사항의 권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이다. AHA 및 JCS 의 진료 지침들[2,3]이 Table 3에 제시되어 있다. AHA 진료 지침은 발병 초기에 확인된 가장 심했던 관상동맥류의 크기에 의존한 분류를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좀 더 이른 시기에 위험도 분류가 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급성기/아급성기 이후 관상동맥류 퇴축의 정도에 따라 class 내부 세부 분류는 달라질 수 있다. JCS 진료 지침은 급성기/아급성기 이후 퇴축 시기에 따라 위험도 분류가 달라지게 된다. 관상동맥류가 지속되고 협착이 관찰되는 경우 가장 높은 위험도의 class 5로 분류되게 된다. 양대 지침의 내용에 기반하여, 국내의 임상 진료에 적합한 형태의 위험도 분류 체계 확립을 위한 논의와 모색이 필요할 것이다.
결론
한국은 가와사키병의 높은 발병률과 보편적 BCG 접종 환경, 높은 불완전형 진단 비율, 보험 제도에 따른 치료 접근성 제한 등 고유한 진료 환경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진료는 AHA와 JCS 지침을 혼용하고 있어 진단 기준, 위험도 평가, 치료 전략에서 일관성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국내 역학 자료와 임상 현실을 반영한 한국형 가와사키병 진료 지침의 수립이 필요하다. 개발되는 한국형 진료 지침은 보다 통일된 임상 진료를 가능하게 하고 환자 및 보호자와의 상담을 용이하게 해줄 것이다. 이를 위하여 전국적인 자료 조사 분석도 향후 필요할 것이다.